- 사랑의 확신 -
김집사의 Life Insights
- 사랑의 확신 -
저번 주일을 마지막으로 이은희 전도사님이 삼일교회를 사임하셨습니다.
자리에서 내려 오라는 국민의 소리에도 꿈쩍 안하는 누구는 버티고 있는데, 사랑하는 전도사님이 사임하시고 떠나신다니 참 가슴이 아픕니다. ㅠㅜ
많은 팬들의 환송 속에 그 분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렇겠지만 제게도 전도사님은 특별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전도사님과 함께 진 사역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으며 예수님의 참 사랑의 정의를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던 같습니다.
처음 전도사님과 같은 진이 되어 첫 모임을 가질 때 일이었습니다. 그 분은 함께하게 된 간사들 모두를 집으로 초대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손 수 밥과 반찬을 만들어 대접해 주셨습니다. 그 좁은 방에 열 댓명의 간사들이 모여 밥을 먹고 소개를 하고 나누는 가운데 왠지모르는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이라 그럴까? 싶었지만 전도사님은 매번 간사 모임 때 마다 집으로 불러 모으셔서 함께 식사하고 성경공부하고 사역에 대한 나눔을 가졌습니다.
오랜 타지 생활에 누군가가 챙겨주는 집밥은 매번 감동이었습니다. 간사 모임이 주로 주중에 가지게 된터라 누구는 회사를 마치고 헐레벌떡 오고, 누구는 야근을 마치고 잠시 들리고, 누구는 회사의 고민을 안고 전도사님 집으로 모이게 됩니다. 이렇게 일상을 함께하는 간사들 그리고 진장님.. 매주 이들을 만나고 얼굴을 보면서 정말 가족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로 식구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역시 함께 밥을 먹으면서 공동체는 하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제자들과 늘 함께 잡수셨나봅니다.
매번 그렇게 받기만 하던 간사들에게 이제는 뭔가 우리도 진장님께 해 드려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습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진장님은 전임 목사님으로부터 매번 사역에는 신경 안쓰고 옷 사러만 다닌다고 욕 엄청 잡수시던 분이셨습니다. 사실 주보에 주일 팀예배 숫자는 뒤에서 찾는 것이 빠를 정도였고, 무슨 행사를 하든 꼴찌를 도맡아 하시던 분이시라 진장님들 사이에서도 전도사님이 계셔서 안심이 된다는 말은 공공연한 위로였죠..ㅋㅋ 사실 사역은 숫자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임에도 우리 전도사님은 그렇게 평가 절하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진장님 너무 좋으신 분이신데, 사역은 이렇게 전도사님처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과 함께 정말로 전도사님을 진정한 사역자로 인정받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생전에 처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인정 받는 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애쓰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즈음 전교인 체육대회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때마침 우리 진 간사들은 산기도가 있었고, 간사들과 함께 산기도 가는 차 속에서 이렇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우리 진장님이 전 교인 보는 앞에서 한번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을 안겨 드리자. 우리 이번 체육대회 때 열심히 한번 해서 인정 받게 해 드리자.." 모두가 진장님이 인정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에 이 제안은 우리의 하나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다 같이 한번 해 보자는데 마음 쏟고, 또 팀원들에게도 독려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예선전에 많은 종목이 탈락한 터라 수상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요즘 체육대회는 그냥 하루 함께 노는 것 정도로 그치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목숨 걸고 뛰는 것이 체육대회였습니다. 체육대회 때만 되면 나타나는 체육의 달인들과 교회에 안 다녀도 그 대회를 위해 섭외되는 외부인들이 많은 실정이었습니다.
헌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비록 정식 종목에서는 많이 떨어졌지만 놀랍게도 당일에 있는 행사 이벤트 게임에 갑자기 우리 진이 등수에 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당시 함께 있었던 소속 장년부에서 탁구를 우승 해 주시고, 그래도 순위권에는 들기엔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었는데.. 놀랍게도 마지막 육상에서 단체 계주 및 여자 100m가 우승을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종합 3위!!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정말 그랬습니다. 3위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에겐 엄청난 충격이자 큰 기쁨이었습니다. 순위 발표하면서 "3위!! 14진 이은희..!!"를 호명할 때 저희는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함께 진장님을 얼싸 안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진장님은 사역 십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상을 받아 본다고 감격하셨습니다..ㅋㅋㅋㅋ
그 때 진하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내가 성공을 위해.. 1등을 하기 위해선 경쟁을 하게 되고, 또 누군가를 넘어 뜨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나 개인의 성공을 위해 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정작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나 밖에 없고,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1등으로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너무 쉬웠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의 대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내가 성공한 것보다 훨씬 더 기쁘고 훨씬 더 감격스럽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저 자신보다 이웃의 성공과 행복.. 그리고 그 사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저는 더 진장님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내가 그 분을 더 기쁘게 해 드려야 하겠다..." 어쩌면 진정한 사랑은 이렇게 결단하는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장님에 대한 내 믿음과 진한 사랑이 더욱 그 분과 나 사이를 신뢰하게끔 만들고, 그 신뢰는 어떠한 것도 끊을 수 없다는 확신을 만들어 주는 듯 합니다.
그러자 그 후로 저는 전도사님께 어떠한 소리를 들어도 상처가 되지 않았습니다.
누구는 "아니 전도사님 저 형제에게 그렇게 이야기 하시면 저 형제 상처 받지 않나요?" 한다지만 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미 저는 그분께 사랑의 확신을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관계가 하나님과 우리들의 관계가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행복하길 원하십니다. 그 사랑의 표현으로 먼저 그 아들 예수님을 주심으로 사랑의 확증을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을 얻기 위해선 먼저 내가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먼저 그 사람을 사랑해야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의지의 결단과 행함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랑을 확인한 전도사님을 이제 떠나 보내려 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하지만 우리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은 아니겠지요?
문득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진장님이 우리들에게 해 주신 요리가 생각이 납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듣도 보도 못한, 전도사님의 실험정신으로 녹아 낸 레시피의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ㅋ
어디를 가시든지 지금까지 해 오셨던 것과 같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사역지에서도 똑 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전 사역보다 더 많은 영혼에게 예수님의 흔적을 남기는 사역 하시길 또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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